일상 스토리

미나리는 대한민국에게 아카데미 최초 여우조연상을 안겨줄 수 있을까?

센지주 2021. 3. 30. 14:55
반응형

#미나리 #아카데미시상식 #여우조연상 #외국어영화 #인종차별

 

 

 

 

       기생충 관련주라고 아시나요? 이제는 미나리 관련주라고 해야할 거 같습니다. 저도 소소하게 주식을 하는 입장에서 얼마 전 미나리 관련주 (종목을 밝히진 않겠습니다.. 맘 아파서..) 에 투자해서 약 10% 의 수익을 얻고 익절하였는데, 매도 후에 가파른 상승 곡선을 타더니 현재 175% 넘게 상승하였더군요.

 

 

영화 미나리 감독과 출연진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스토리에 한인 이민세대들의 이야기를 접목하여 만든 독립영화로서 해외 명망있는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고 있는 작은 거인 같은 영화입니다. 팬더믹 시대를 맞아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가슴 따뜻한 인생 이야기를 잔잔하고 서사적으로, 유쾌하지만 웃기지만은 않은...

 

 

 

 

          그런 작은 영화로 큰 울림을 전세계에 알리는, 혹자는 제 2의 기생충이라고도 일컫는 영화입니다.

먼저, 영화는 젊은 한인 부부가 아메리칸드림을 찾아 미국에 이민오고, 병아리 감별사 (당시 우리나라의 병아리 감별사 능력은 탁월했다고 하네요. 한국 다람쥐, 가발 등등 현재로치면 반도체, 자동차와 같은 효자 수출품목이였다고..) 라는 직업으로 자식 둘과 함께 네 가족이 평범하게 살아가다가, 스티븐 연(남편, 제이콥 역)은 가족들을 데리고 아칸소라는 한적한 시골마을로 농장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새로운 시작을 하려 합니다.

 

 

 

 

 

 

가부장적인 세대였을법도 하지만 제이콥은 아내 한예리(모니카 역)를 끊임없이 설득합니다.

 

 

 

"우리 결혼하기 전에 했던 말 기억나? 미국 가면 서로를 구해주자고 했잖아."

"... 기억나."

 

 

실제로 영어를 잘 구사하는 배우 윤여정은 영어를 일절 못하는 한국 할머니를 연기하였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였던 만큼, 무모한 도전이라 느꼈던 모니카는 어머니 윤여정(순자 역)를 가족들이 살고있는 아칸소 트레일러로 모시고, 오열합니다.

 

순자는 손주들 앨런 김(데이빗 역)과 노엘 조(앤 역)을 돌보며 부부를 지원해 주는 전형적인 한국 할머니로 나옵니다.

 

 

"전 할머니가 싫어요. 할머니한테선 한국 냄새가 나요."

 

 

        미국에서 나고 자란 손자 데이빗은 한국 스타일의 할머니를 싫어합니다. 한국 냄새(아마도 마늘냄새? 아니면 나이드신 분들에게서 나는 체취일까요?)가 난다면서 투정도 부리지만, 막상 할머니 옆에 꼭 붙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고, 할머니를 종종 따라다니기도 합니다.

 

 

손주들에게 화투를 가르치는 순자

 

"할머니는 할머니 같지 않아욧..."

"할머니 같은게 뭔데?"

"쿠키도 만들구, 나쁜 말도 안하구, 남자 팬티도 안입구..."

 

 

          순자는 집 근처를 배회하다가 작은 계곡에서 미나리를 키웁니다. 미나리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고 하는데요, 미나리 무침을 즐겨 먹으면서도 몰랐던 내용이였네요.

 

 

          감독이 영화 제목을 미나리로 정한 이유도, 한인 이주민 세대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 미국에 와서 세탁일, 청소, 농장, 병아리 감별사, 슈퍼마켓 등 다소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직종에서 다양한 일들을 닥치는대로 소화해 내며

꿋꿋하게 버티고 일한 결과 현재에 이르렀다는 점에 의미를 두었다고 하네요.

 

순자는 집 근처 계곡에 미나리를 심었다

 

 

          참고로 정이삭 감독의 어렸을 적 모습이 어린 데이빗에게서 투영되었고, 감독의 할머니는 윤여정 씨가 소화해냈지만, 실제 순자와 정이삭 감독의 할머니는 정반대의 감성이였다고 합니다. 물론, 감독이 배우 윤여정에게 요구했던 점이였기도 하고요.

 

 

 

        미나리는 이미 해외에서 70 여개 이상의 굵직한 수상을 하며 전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지난 오스카에서는 외국어 영화의 카테고리에 포함되어 많은 지탄을 받았고, 배우 윤여정씨의 수상소식도 들을 수 없었죠. 조금은 더 진보적이라고 볼 수 있는 (비교적)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현재 여우조연상 후보로 올라와 있고, 스티븐 연 역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와 있어, 동양권 배우들에게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부분입니다.

 

 

        한편, 영화의 대사가 영어의 비율이 50% 미만이라는 이유로 외국어 영화에 속한다는게 오스카의 설명이였는데요,

수많은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미국 가정에 대한 이야기임에도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비주류로 속하는 안타까운 점이 아닐 수 없네요.

 

 

        특히나 근래들어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급증한 동양인을 상대로 하는 차별과 폭력의 뉴스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시점에, 미나리 라는 영화가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는 치유를, 인종차별주의자들에게는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라는 개인적인 바람도 있습니다.

 

       

        영화는 잔잔하면서도 중간중간 인물들의 갈등을 부추기는 설정과 사건들도 있지만, 기대에 비해서는 다소 실망스럽다는 관객들의 반응도 있습니다. 저는 예고편은 여러번 보다가 마침내 최근에 영화로 접했는데, 마무리가 조금은 아쉽긴 하지만, 뭔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닐까 싶어서 나름 좋았던 것 같습니다.

 

 

반응형